[스크랩] 마침내 가을 속으로 마침내 가을 속으로 / 향린 박미리 꽃 축에 들거나 말거나 묵묵히 생을 엮은 호박은 자식농사만 한 것 없다며 눈만 뜨면 순풍순풍 옥동자 낳고 노래 축에 들거나 말거나 화음 삼매경이던 매미는 시종일관 목청 돋우며 그럴 만한 사연 있노라 숲을 달궜다 마침내 용광로 불기둥이 사그라지.. 수선화님 (향린 박미리님) 2016.08.30
[스크랩] 마침내 가을 속으로 마침내 가을 속으로 / 향린 박미리 꽃 축에 들거나 말거나 묵묵히 생을 엮은 호박은 자식농사만 한 것 없다며 눈만 뜨면 순풍순풍 옥동자 낳고 노래 축에 들거나 말거나 화음 삼매경이던 매미는 시종일관 목청 돋우며 그럴 만한 사연 있노라 숲을 달궜다 마침내 용광로 불기둥이 사그라지.. 수선화님 (향린 박미리님) 2016.08.30
[스크랩] 달밤에 비 달밤에 비 / 향린 박미리 초생달 날렵히 걸린 한여름 밤, 애끓는 풀벌레 선율에 띄엄띄엄 매미도 거들어 밤이 익는데 난데없이 날벼락처럼 하늘에서 비를 쏟았다 그 때문에 실눈 뜬 달님만 남고 날벼락 맞은 악사들은 꽁지 빠지게 숨어서는 서로 토론이 깊다 "이건 완전 달님에 대한 모독.. 수선화님 (향린 박미리님) 2016.08.15
[스크랩] 사랑한다 하여 사랑한다 하여 / 향린 박미리 새장에 든 새 한 마리 무언가 할 말 있는 듯 당신을 보는데 당신은 그저 먹이만 넣어주네요 그대 품에 든 새 한 마리 마음이 고픈 듯 허공을 보는데 당신은 마냥 당신만 봐 달라 하시네요 영혼의 허기 앞에 황금 새장이 다 무슨 소용 사랑한다 하여 영혼까지 .. 수선화님 (향린 박미리님) 2016.08.15
[스크랩] 해바라기연가 해바라기 연가 / 향린 박미리 정수리에 꽂힌 한낮의 별이 벌침처럼 모래알처럼 따끔거려도 벌러덩 가슴 벌린 채 그 따가운 것들 주섬주섬 담는 걸 보면 꼭 속없는 여자 같기도 하지만 그것만이 그의 사랑법이란 걸 해바라기가 되어본 사람은 안다지요 그래도 하늘 아래 핀 그대는 행복한 .. 수선화님 (향린 박미리님) 2016.08.08
[스크랩] 연안 부두에서 연안 부두에서 / 향린 박미리 가는 배는 이별이고 오는 배는 만남이라 아쉬움과 반가움이 교차하는 부두 대합실 저마다 사연 담은 여정으로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 중이다 더운데 나오지 않아도 된다지만 그래야 내 맘이 편할 것 같아서 따라나선 배웅 길 연인의 이별처럼 애틋함은 아닐.. 수선화님 (향린 박미리님) 2016.08.01
[스크랩] 바다의 추억 바다의 추억 / 향린 박미리 먼 고동 소리 파이프처럼 울려오면 수평선 굽이굽이 추억이 밀려 오네 부서지는 포말 위로 살며시 마음 포개면 은빛 심장 파닥이며 밀려드는 나의 바다여 달궈진 모래알 위로 젊음을 태우던 날, 여름을 안고죽어도 좋을 만큼 뜨겁던 날 그날은 식고 없어도 흰 .. 수선화님 (향린 박미리님) 2016.07.29
[스크랩] 별사람 당신 별사람 당신 / 향린 박미리 젊음의 용광로 안고 신기루 찾던 시절엔 먼 하늘의 별이 더 빛나 보일 때도 있었지만 불혹이라는 부록 附錄을 간직한 이제는 가장 가까이서 빛나 주는 별이 진정한 별이란 걸 알았습니다 굳이 사랑이라는 포승줄 없이도 눈 감으면 한 오큼 별이 주르르 한 별사.. 수선화님 (향린 박미리님) 2016.07.25
[스크랩] 거품, 그 아름다운 포말 속으로 거품, 그 아름다운 포말 속으로 / 향린 박미리 비누가 그리도 좋았던지 아님 빨래 귀신이 씌였던지 양말 짝 하나라도 보이면 비누를 들고 냇가로 내달리던 몽실아 그땐 왜 그랬는지 말해 줄래? 그게 참 궁금했거든. 아, 그거요! 보글보글 몽글몽글 요술쟁이 거품 귀신 때문이죠 보글보글 .. 수선화님 (향린 박미리님) 2016.07.21
[스크랩] 어느 외로움에게! . 어느 외로움에게 / 향린 박미리 그대, 외로운가요 혼자라는 생각에 더 아픈가요 즐거워 죽겠다는 축제 속 저 인파도 알고 보면 다 이방인인 걸요 애초에 우리의 원적(原積)은 에덴이었으므로 다만, 인생이라는 번잡한 거리를 배회하다 가는 것뿐일지니 문득 쇼윈도에 비친 내 모습이 낯.. 수선화님 (향린 박미리님) 2016.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