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선화님 (향린 박미리님)

[스크랩] 달밤에 비

깜비깜비 2016. 8. 15. 22:48

 

 

 

 

 

 

 

 

 

 달밤에 비 

 

            / 향린 박미리

 

 

 


초생달 날렵히 걸린 한여름 밤,

애끓는 풀벌레 선율에
띄엄띄엄 매미도 거들어 밤이 익는데
난데없이 날벼락처럼 하늘에서 비를 쏟았다

그 때문에
실눈 뜬 달님만 남고
날벼락 맞은 악사들은
꽁지 빠지게 숨어서는 서로 토론이 깊다

"이건 완전
달님에 대한 모독이야

날씨가 돌았나 봐"

"아냐, 요즘 같으면 달님도 샤워가 필요해
목욕물 내린 걸 거야"

'그렇구나
해석에 따라
화낼 수도, 감사할 수도 있겠구나'

 

 

 

 

 

 

 

 

출처 : 열 린 바 다
글쓴이 : 향린 박미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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