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창식 17

새는

새는 노래하는 의미도 모르면서 자꾸만 노래를 한다 새는 날아가는 곳도 모르면서 자꾸만 날아 간다 먼 옛날 멀어도 아주 먼 옛날 내가 보았던 당신의 초롱한 눈망울을 닮았구나 당신의 닫혀있는 마음을 닮았구나 저기 저기 머나먼 하늘 끝까지 사라져 간다 당신도 따라서 사라져 간다 멀어져 간다 당신의 덧 없는 마음도 사라져 간다 당신의 덧 없는 마음도 사라져 간다

송창식 2021.03.24

철지난 바닷가

철지난 바닷가를 혼자 걷는다 달빛은 모래위에 가득하고 불어오는 바람은 싱그러운데 어깨 위에 쌓이는 당신의 손길 그것은 소리없는 사랑의 노래 옛 일을 생각하며 혼자 듣는다 아 기나긴 길 혼자 걸으며 무척이도 당신을 그리곤 했지 아 소리 죽여 우는 파도와 같이 당신은 흐느끼며 뒤 돌아 봤지 철 지난 바닷가를 혼자 걷는다 옛 일을 생각하며 혼자 웃는다

송창식 2021.0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