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선화님 (향린 박미리님)

[스크랩] 느티 아래서

깜비깜비 2015. 6. 18. 22:09
 

 

 

 

 

 

 

 

 

 



 

              느티 아래서 / 향린 박미리
 


바람 불 때나 행복할 때나
누구나의 마음 안에 서 있을
든든한 느티 한 그루
그 느티의 잎이 산들바람을 타고 와
햇살 속으로 팔랑댑니다


푸른 자궁을 열어
소멸의 문턱에 설 그날까지
사람의 가슴에 연애를 심어 주고
끝없이 그리움 퍼내는 나무,


사랑이 무언지
인생이 어떤 건지도
그에게서 배웠기에
살면서 떨어져 나간 잎새도
스스로도 달아낼 줄 아는
우리가 되었습니다


어떤 날은 인연을 만들고
또 어떤 날은 이별을 만들어
기뻐서 죽겠고 아파서 죽을 것 같던
파랗고 노란 그 마음 다 받아 주고도

그래도 사랑은 또 하는 거라며
끝없이 연애를 부채질하는
든든한 버팀목 한 그루,


완성의 문턱에 설 그날까지
끝없는 더위를 식혀줄
시원한 느티의 잎이
산들바람을 타고 와
가슴속으로 팔랑댑니다
 

 

 

출처 : 열 린 바 다
글쓴이 : 향린 박미리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