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선화님 (향린 박미리님)

[스크랩] 울 엄마 가시던 날

깜비깜비 2015. 6. 13. 22:58

 

 

 

 

 

 

 

 


 

        울 엄마 가시던 날 / 향린 박미리

         

        생전에 그리시던 고향 산천 깊은 요람
        오색꽃 치장 고운, 꽃상여로 찾아들 제
        이 산 저 산 날던 새도 구슬피 목을 메네



        멋모르고 구경하던 어린 날의 상여소리
        그리도 구성지더니만 울 엄마가 그것 탈 줄
        내 어이 알았으랴



        고운 분내 폴폴 대던 꽃 같은 새색시 적
        꽃가마 타고 넘으신 재, 어이타 그 봄 다 저물고
        꽃상여로 넘나이까



        이승에의 하직 걸음 차마 차마 아니 내켜
        가다 서고 서다 가고 목이 메어 못 가시네
        인간사 이별 중에 그런 이별 또 없으리



        하늘도 눈물 바람 궂은비로 젖어올 제
        극락왕생 빌며 빌며 잡은 손 놓았더니
        눈물바다 저어 저어 북망산천 가시었네



        다음 생에도 내 엄마 되어 그 체온 그 자혜로움
        다시 주소서 당신의 딸이어서 행복했나이다
        근심 없는 그곳에서 부디 편히 잠드소서

         

         

         

         

         

        (2015. 6. 05. )

출처 : 열 린 바 다
글쓴이 : 향린 박미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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