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선화님 (향린 박미리님)

[스크랩] 며느리와 달

깜비깜비 2015. 10. 2. 22:29

 

 

 

 

 

 

 


     

                       며느리와 달 / 향린 박미리

             

             

             

             

               

              팔월 한가위까진
              한 닷새 남았으니
              달, 너도 여느 집 며느리처럼
              마음이 바쁘겠구나

              예쁜 절굿공이도 다듬고
              공이질 잘하는 토끼도 픽업해야 하고
              떡 반죽 거리도 만들자면
              나만큼 마음이 바쁘겠구나

               

              뉘 집 며느리 되기 전에는
              누구나가 손꼽아 기다리는
              휘영청 한 저 달이 뽄만 부리며
              그냥 뜨는 줄만 알았지

              싫으나 좋으나

              일더미에 묻혀야 하는
              며느리 증후군,

              그거 없어질 때도 됐는데
              아직은 멀었나 보다


              먹고 치우고 나면

              호호 깔깔 화투판 너머
              후식까지 대령해야 하니
              제대로 허리 한 번 못 펴는
              스텐바이 일꾼이 따로 없거든

              하기사 눈 딱 감고
              해외 여행 간답시고 내빼는
              꾀보 며느리도 있지만
              아직은 우리 정서에 그건 아니다 싶은
              착한 며느리가 더 많은지라
              궁시렁궁시렁 하면서도 할 도리 다하다
              골병난 며늘님이 더 많지

              달님달님 들어주소
              이 세상 사람들 대보름 맞아 좋아라
              하나같이 소원 빌 적에
              이 말 특히 귀담아 주소
              이 땅의 며늘님도 그 옛날 아이 때처럼
              명절이 손꼽아지는 그런 날 되게 해 주소

              팔월이라 한가위에는
              이 집 저 집 며늘님 모습
              달처럼 밝게 해 주소
              며느리가 밝아야
              가가호호 가화가 만사성이지

               

               

              *올해는 쟁반 같은 달을 볼 수 있다지요

              울 님들 예쁜 달님 보며 소원 성취하시고

              정겹고 다복한 명절 되십시요

              귀성길 안전히 다녀 오세요^^*

              .

        출처 : 열 린 바 다
        글쓴이 : 향린 박미리 원글보기
        메모 :

        '수선화님 (향린 박미리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정거장  (0) 2015.10.02
        [스크랩] 사랑의 공식  (0) 2015.10.02
        [스크랩] 몽돌 (부부)  (0) 2015.09.24
        [스크랩] 필경 또는 필시  (0) 2015.09.19
        [스크랩] 코스모스처럼  (0) 2015.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