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선화님 (향린 박미리님)

[스크랩] 딩동댕 카페

깜비깜비 2016. 4. 28. 22:30
 

 

 

 

 

딩동댕 카페

 

/ 향린 박미리

 

 




딱 보면 알 수 있지요
창가의 애리애리한 저 둘은

죽고 못 사는 연인이 틀림없나 봐요
남의 눈 상관없이

토닥토닥 스킨십 중에도 눈빛이
저리도 애틋한 걸 보면

아마도 그럴 걸요

해도 해도 할 말이 봇물 같은
긴 테이블의 그녀들은 사람 많은 곳에서
중년의 외로움을 메우는 중인가 봐요
시계도 멈춰 놓고 호호 락락
저리도 유쾌한 걸 보면

딩동댕, 정답 맞아요!
그 와중에도 귀 틀어막고 한 잔의

카푸치노와 열공 중인 건너편 학생은

도서관보다 더 집중이 잘 되나 봐요

노트북에 꽂힌 눈동자가
저리도 진지한 걸 보면

정말 그런가 봐요
머리숱만 좀 희끗할 뿐
마음은 청춘이신 저 어르신들도
요즘은 숭늉보다 커피가 더 좋은가 봐요
익숙한 취향이신 듯
아메리카노도 거뜬히 즐기시는 걸 보면

아마도 그러실 걸요?
웃다 보면 행복해지고
머무르다 보면 엔돌핀도 포동해지는

영혼 충전소쯤 되나 봐요
만만찮은 커피값에도 어제 가고 또 가고

저리도 들락대는 걸 보면

 

딩동댕, 아, 번호표에 불 들어 왔네요. 차 나왔다는!

 

 

 

 

 

 

 

출처 : 열 린 바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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