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선화님 (향린 박미리님)

[스크랩] 펭귄의 마음으로

깜비깜비 2016. 1. 27. 22:37

 

펭귄의 마음으로

 

/ 향린 박미리

 

 

 

이글루처럼 소복이 눈을 품은
골목골목 하얀 애마들,
주인님들 속도 모르고
나름 행복들 하단 표정이다

눈만 뜨면 내달리던
질주의 본능 따윈 까맣게 잊었단 듯
'쉿! 날 깨우지 마요
설국으로의 여행을 방해 말아요'

미끄럼길 위로
뒤뚱대는

거리거리 사람 펭귄들
당연한 듯 섬김 받던

고것들의 빈자리가 새삼 그립다

 

있을 때 더 잘 해라는 뜻
구구절절 실감할 테지
뒤뚱거릴 때에서야 알아지는
펭귄의 마음으로


출처 : 열 린 바 다
글쓴이 : 향린 박미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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