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선화님 (향린 박미리님)

[스크랩] 홍옥 이야기

깜비깜비 2015. 10. 17. 22:21

 


  

    홍옥 이야기

    / 향린 박미리

     

        눈이 시리도록 하늘이 파란 날엔
        허공에 대롱이는 능금을 따러 가네

        십 리 길 학교를 백 리처럼 걸으며
        아삭아삭 베어 물던 사과 한 입
        붉을 홍, 구슬 옥, 이름도 예쁜 홍옥이었지

        하늘이 너무 높아
        땅 위의 점 点 같던 꼬마가
        황톳길 따라 하늘을 이고 올 때면
        꼴깍 침 넘어가던 사과 맛처럼
        세상은 온통 단맛 덩어리뿐인 줄 알았었지

        그 단맛 세월에 씻기어

        쓴맛 된 적 많았어도 접어둔 날개

        다시 펴 보면 또 마음 부풀어 와

        붉은 능금 빛에 가슴 적실 일 더 있지 싶다

         

        황톳길 머얼리 세월을 이고

        이 먼 길 와 있어도 그 붉은 빛에

        가슴 적실 일 분명 더 있지 싶어
        마음이 부시도록 하늘이 높은 날엔

        허공에 대롱이는 그리움을 따러 가네

         

         

         

         

         

         

         

         


 

     

출처 : 열 린 바 다
글쓴이 : 향린 박미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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