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선화님 (향린 박미리님)

[스크랩] 당신, 또 한 번 물어봐 주실래요?

깜비깜비 2012. 1. 21. 16:42

 

 

        당신,또 한 번 물어봐 주실래요?

        / 향린 박미리

        가진것 없어도

        세상 부러울것 없던

        혈기충천의 그 날

        달랑 꿈의 베낭 하나 메고

        거친 인생 숲

        겁없이 뛰어 들었어도

        두려움을 몰랐던 우리,

        아무런 연습없이도

        험한 산, 깊은 내川, 용케도 넘어와

        어느듯 평온한 대지에 뿌리내린

        연리지같은 우리가 되어있네요

        당신, 보셨는지요?

        달력에 동그라미 해 둔 그 날

        우리 하나 된 그 날을요

        그 빛나던 환상

        삶의 선반에 얹어두고

        둥지에 담긴 현실과 씨름하느라

        육신의 옷 이렇듯 닳아졌어도

        여전히 사진속에는

        세상에서 가장 멋진 신랑

        가장 아름다운 신부의 모습으로

        멈춰져 있네요

        당신, 또 한 번 물어 봐 주실래요?

        다음 생에도 나랑 살겠냐는

        그 뻔하고 흔한 질문

        또 한 번 물어 온다면

        당신이 가장 듣고 싶어 할

        그 한마디,

        이 번 결혼 기념일 선물은

        그걸로 떼우려 합니다

        대답대신

        번번히 웃고 넘겼는데

        당신 표정이 어떨지 벌써

        참 궁금 해 집니다


 

 

 

 

 

 

 

 

 

 

 

 

 

 

 

 

 

 

 

 

출처 : 열 린 바 다
글쓴이 : 수선화2006 원글보기
메모 :

'수선화님 (향린 박미리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폭설暴雪  (0) 2012.02.06
[스크랩] 백학이 내리다  (0) 2012.01.29
[스크랩] 갯바위와 파도  (0) 2012.01.21
[스크랩] 빨강밥통  (0) 2012.01.10
[스크랩] 잘가요 신묘년이여!  (0) 2012.0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