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선화님 (향린 박미리님)

[스크랩] 나의 치어여

깜비깜비 2015. 1. 8. 22:34

 

 

 

 

 

 


 

 


 

 

나의 치어여 / 향린 박미리

 

 

 

곡예 속 아찔한 유영,

그 흐름 중에 깎이고

부르튼 굳은살

이젠 아파도

아픈 줄 몰라 참 좋다

 

살점이 떼어질 듯

날 아프게 한

그 순간

그 일들

그 사람까지도

돌아보면 모두가

바다로 이르는

치어의 한 과정였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수월한 삶도 있겠지만

지느러미 바짝 세워

나를 띄우면

못 갈 곳 그 어딨으랴

 

첨벙첨벙 아이처럼

주저 없이 거침없이

더 가 보자 더 달리자

나의 열정아

 

희로애락 넘실대는

생의 저곳에

살다 간 흔적은

긋고 가야지

 

열정의 인어 하나

파닥인 자취

어탁* 한 듯 찐하고 아름답도록

 

 



*어탁: 물고기의 겉면을 창호지

따위에 찍어 냄

 

 

 

 


출처 : 열 린 바 다
글쓴이 : 향린 박미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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