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선화님 (향린 박미리님)

[스크랩] 알람 alarm

깜비깜비 2014. 10. 24. 22:13
 
 
 
 
 
 
 
 
 
 
 
 

 

 

 

 

알람 alarm / 향린 박미리

 

 

 

똑같이 잠들고도 저 먼저 눈떠서는
정갈한 아침을 데려오는 그 정성,
어찌 그 흔한 몸살도 한 번 않는지


닭울음 끊긴 새벽을 놓칠세라
밤새 불침번 선 듬직한 기상 병정,
그 우렁찬 나팔수 앞엔
잠자는 숲 속 공주도 별수 없이
발딱 일어나고야 말지

하지만 그거 아니?
어떨 땐 아주 어떨 땐
득달같은 그 보챔도 외면한 채
신호등 없는 꿈길에 누워
아침이 오지 않길 바랜 적도 있었다는 걸

 

그럴 적마다
한 번쯤 파업할 만도 한데
묵묵히 소임을 다하는 그 성정,

학교 가야지, 출근해야지, 늦겠다! 빨리
여측없던 앵무새 사감, 울 엄마 같은
그 투철함에 감복해 하며
내 소임지의 현주소를 되돌아 본다

 

 

 

 

 

 



 
 

. .

 
출처 : 열 린 바 다
글쓴이 : 향린 박미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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