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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박카스 한병

깜비깜비 2014. 10. 4.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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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미탄중학교 2학년 여학생의 시

 

하루 새끼

밥만 먹다

물려서

먹는 라면이

 

누군가에게는

생명을

연장시키는

음식이다.

 

어제는 밭을 다녀 오는데

이웃에 계시는 할머니가 잠깐 기다리라고 하더니

방안으로 들어가셨다가 박카스 한 병을 가지고

나오면서 먹으라고 했습니다.

얼마 전에 할마버지는 85세에 암으로 돌아 가셨고,

외아들은 영주에 있어 혼자 사시는 분입니다.

 

가을에도 가끔 감자나 배추도 가져 다 주시고

그 외에도 농사 지은 것을 가져다 주셔서

잘 얻어 먹습니다.

 

사실 고맙게 받긴 받았지만

저는 박카스를 잘 먹지 않습니다.

 

아주 오래 전입니다.

학부모들이 학교에 올 때면 박카스를 가지고 옵니다.

성의 것 가지고 온 것이지만 교사들은 별로 반가와 하지 않았습니다.

한 병씩 돌려도 마시지 않고 옆으로 밀어 놓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조금 더 비싼 것을 사 가지고 오지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이었습니다.

출근하려고 아파트를 나서는데

아파트에서 나오는 쓰레기를 치우는 청소부 아저씨가 있었습니다.

얼굴에는 먼지와 땀 투성이었습니다.

그 때 그 분이  마시는 것이 바로 박카스였습니다.

세상에!

그렇게 맛있게 먹는 모습은 처음 봤습니다.

 

그 때 깨달았습니다.

교사들이 맛이 없다고 거들 떠 보지도 않았던 박카스.

그 게 저 사람에게는 그렇게 맛있는 음료수라는 것을.

참 부끄러웠습니다.

 

그 후부터 저는 학부모들이 가지고 온 박카스를

맛있게 먹는 것은 물론 두었다가 학교에 일하는 분들이나

다른 분들에게도 드렸습니다.

 

지금도 저의 집에는 음료수를 꼭 비치하고 있습니다.

택배 아저씨.

우체국 아저씨.

청소하는 아저씨.

산불 방지하는 아저씨.

눈 치우는 아저씨.

...........................

그 분들에게 드리면 그렇게 좋아할 수가 없습니다.

 

할머니가 주신 박카스 한 병.

 

내일 산에 가서 목이 마를 때 먹으려고

잘 간직했습니다.

출처 : 산이 바라 보는 집
글쓴이 : 거정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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