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찌기+비가내리면

[스크랩] 비는 내리고

깜비깜비 2012. 3. 23. 23:57

                                                                       비는 내리고 

                                                                                          김 지연




처음부터 비는 내리고 있었어요.
처음부터 운명 같은 사랑을 하듯이
비는 내리고 있었어요.
우리가 몰랐던 거예요.
사랑이 스며드는 비처럼 
다시 되돌아가기에
너무도 많이 와버린 것을,
처음부터 시작되는 사랑은 아니었어요.
누구나 하늘이 정해준 
운명 같은 사랑을 하는 것은 아니겠죠.
운명처럼 만나서 
운명으로 받아지는 사랑도 있겠지만"
아무런 걱정 없이 사랑하는 사랑이야 얼마나 좋겠어요.
하지만, 부러워만 하고 있을 수는 없어요.
나에게도 사랑은 소중한 거니까요.
처음부터 비가 오듯 
그렇게 스며드는 사랑도 있었지요.
그렇게 만나서 그렇게 정이 들고 깊어만 가는 사랑
사랑이 시작되는 줄도 모른 채 젖어 버린 사랑
헛발을 잘못 디딘 것만 같던, 늪으로 빠져들면서
사랑이 결코 행복한 것만은 아닐 거라는 두려움이
찾아오기도 전에 비는 이미 내리고 있었어요.
되돌아 갈 수도 없을 만큼 간결한 사랑처럼
누구나 이 나이쯤이면, 마지막 사랑처럼
언제나 마지막이길 바라는 간절한 사랑처럼
소중하고 그러하겠지요.
처음 하듯 하는 사랑은 싫어요.
왠지 불안해져요.
언제나 사랑을 마지막처럼 생각하고 싶어요.
어느 날 갑자기
비가 내리듯 나도 그 비를 맞게 되었어요.
이미 나도 모르게 비는 내리고 있었어요.
밤마다 내 가슴속에 비는 내리고
나는 비를 맞듯이 사랑을 그리워해요.
늘 그리운 사람처럼...언제나 보고 싶은 사람처럼...
비의 추억처럼... 그래서 저는 비를 참 좋아해요.
비의 그림!  비의 냄새!  비의 소리! 
 비의 향연. . ......
그래서 일까요?  비는 사랑 같아요. 
 비가 오듯 밤마다 비에 젖듯,
 지금  내 가슴속에 남아 있는 소중한 추억하나가 있어요.
 이 사랑이 나에겐 마지막 이예요.
    비밀이예요. 
      2009. 4월에



흐르는 곡 : 송창식 - 이슬비




출처 : 추억의 팝송/가요
글쓴이 : Eve의 외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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