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이 더 가까이
/ 향린 박미리
바람도 차졌고
낙엽도 흩날려 대니
여름날 덥다며 이래저래 꿍쳐둔
가슴속 불씨도 살펴봐야겠어요
가까이 더 가까이
그래야만 서로의 숨결이 닿을 거라며
이 아침도 바람이 거칠게 다그치네요
아닌 척, 모른 척 바라만 보던
강 건너의 당신께도 이 바람이 스쳤다면
보류된 그리움을 이으며
가슴속 불씨를 들춰 볼 테죠
그러고 보니
사시나무처럼 떨 것만 같던 이 계절이
어쩌면 폭염 속보다 더 깊이
뜨거울지도 모르겠네요
하나로 결집되는 혹한의 호수처럼
마음의 극 서로를 흘러
절로 부싯돌 되어질 테니
가까이 더 가까이
춤추는 눈발처럼 그대가 다가오네요
파르르 창문이 떨리네요
올겨울엔 적어도 춥다며
사랑이 보류될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