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선화님 (향린 박미리님)
[스크랩] 마침내 가을 속으로
깜비깜비
2016. 8. 30.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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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가을 속으로 / 향린 박미리
꽃 축에 들거나 말거나
묵묵히 생을 엮은 호박은
자식농사만 한 것 없다며
눈만 뜨면 순풍순풍
옥동자 낳고
노래 축에 들거나 말거나
화음 삼매경이던 매미는
시종일관 목청 돋우며
그럴 만한 사연 있노라
숲을 달궜다
마침내
용광로 불기둥이 사그라지고
굽고 태워낸 숯터마다
진주 알 소롯할
가을이 오려나 보다
그늘만 찾아다닌 베짱이는
죽어도 모를 그 열정,
그 숭고한 사명에 감복하여
가을이 온다는데 우리는
그들에게 무엇을 보답할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