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안 부두에서 / 향린 박미리 가는 배는 이별이고 오는 배는 만남이라 아쉬움과 반가움이 교차하는 부두 대합실
저마다 사연 담은 여정으로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 중이다
더운데 나오지 않아도 된다지만 그래야 내 맘이 편할 것 같아서 따라나선 배웅 길
연인의 이별처럼 애틋함은 아닐지라도 부웅~뱃고동과 함께 멀어지는 뒷모습에 마음 짠했다
주말부부로 지낸지도 몇 달, '떠나보면 알 거야'라는 노랫말처럼 서로의 빈자리와 소중함이 새삼 새롭다
너무 가까이서 마주 보며 사는 부부라는 그 이름, 볼 것 안 볼 것 다 봐 버려서 신비감과 설렘 같은 건 다 거덜 났지만
그럼에도 세월 속으로
더 끈끈히 살아지는 힘은 가족이라는 단단한 끈, 정이라는 그 끈 때문이지 싶다
내 인생에 들어온 그대와 그대의 인생에 들어 간 내가 행복이라는 해바라기 하나 품고 가는 길
아픈지 어떤지 내 몸처럼 들여다보며 먼 여정 반려(伴侶)의 길에
때로는 예고 없이 찾아드는 권태기, 사추기, 갱년기라는 불청객도 있겠지만 그 또한 인생의 손님이려니
무사히 배웅하다 보면 더 익어가는 하나가 되는 것이리 다 맞췄나 싶으면 더 맞춰야 할 일, 또 있고 또 있더라도 그 또한 당연함을 인정하면서 황혼의 그날까지 그래 그렇게 함께 가는... 그새 수평선 저 멀리 페리호는 멀어지고 등 뒤로 안겨오는 노을이 다독인다 '배웅했으니 마중할 설렘도 있겠다'며 만날 때까지 그대, 안녕! 건강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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