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선화님 (향린 박미리님)

[스크랩] 떡 방앗간에서

깜비깜비 2016. 2. 12.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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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 방앗간에서

 

/ 향린 박미리

 

 

 

 

대목 밑이면 호떡집 불나듯
불티나던 떡 방앗간,
나이 한 살 더 먹는다는 설날이 좋아서

방앗간 심부름은 매번 내 몫이었다

요술처럼 술술술 뽑아내며
끊어질 듯 끊어질 듯 이어지던 떡 가닥들,
그걸로 떡국 해 먹으면
어서 어른이 될 것만 같아서
방앗간 줄이 십 리처럼 늘어져 있어도
마냥 좋기만 했다

그 후로도
그 떡쌀의 끊임없는 요술 덕에
나잇살은 이만큼이나 소복해졌다

이젠 아닌데, 그만 소복하고 싶은데...


그 요술 기계의 추억을 떠올리며
설 대목 밑의 떡 방앗간엘 들렀다
기다리는 동안 그 꼬마를 만난다면
어른이 되고 싶던 그 소원도 반납할 겸
꼬까옷 입고 즐겁던 유년의 까치설도 만날 겸.

아무튼 대목 밑 방앗간처럼
후끈하게 불티날 데가 많아진다면
줄 서는 일이 그처럼만 즐겁다면
삼백육십오일이 사람냄새로 훈훈하겠네.

 

 

 

민족 고유의 명절
구정이 코 앞에 와 있네요

안전 운전, 명랑 운전으로
행복한 귀성길 되시고
즐겁고 다복한 명절 보내소서

우리 님들
새해 복 소복이 받으세요^*^

 

 

출처 : 열 린 바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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