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선화님 (향린 박미리님)

[스크랩] 청춘의 연가가 구슬퍼도

깜비깜비 2016. 1. 6. 22:26

 

청춘의 연가가 구슬퍼도

 

/ 향린 박미리

 

 

 

 



떠밀려 간
젊음은 말이 없어도
그 숨결을 기억하는
그대와 나, 우린 알지요

창가에 머문 달빛에
밤을 잊던 청춘도
은어처럼 팔딱이며
목을 매던 연애도
그래 저래 옅어졌어도

잉걸의 숯터였던
그 가슴은 남아 있어
불 꺼진 방의 뼈저린 외로움도
거뜬히 삼킬 수 있음을

희끗한 세월 숲 위로
눈이 내리고 또 내린다 해도
그 눈발마저도 따뜻이 품을 수 있음을

다시 오지 못할 날들을
파고들며 구슬피 젖어오는
저 청춘의 연가가
또 나를 울릴지라도

푸름 속을 유영하던
순수의 호흡 소리
그 희열의 맥박에 나를 맡기면

또 쌓여 아득할
미지의 눈밭 앞에도
생의 애착은 다시 선명해 짐을

하여,
떠나고 보내는 것이
생이란 걸 온몸으로 이해하며
가버린 청춘에 왈칵 눈물이 나도
살 떨리게 아파하지 말 일임을

그날을 호흡한
그대와 나, 우린 알지요
떠밀려 온

저 무심천 세월은 응답 없어도

 

 

 

 

 

 

출처 : 열 린 바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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