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시월속으로 구름 배 타고 떠난 일탈 화끈히 등 떠미는 갈 볕을 따라 가을 동화를 쓰고 온 하루
잣나무 길, 은행 숲 지나 윤슬의 강변을 돌던 그 순간만은 당신도 배우, 나도 명화 속 주인공였지
빨강 점프의 속없는 남자도 파스텔 남방의 해맑은 여자도 잘 달궈진 갈 숲으로
자석처럼 빨려들어서는 묻어둔 연애사를 찾거나 또는 새로운 연애를 적으며 꽃처럼 웃고 또 웃으며 즐거워 했네
볼록이 볼을 채운 청설모와 뒤뚱대는 오리까지 들러리로 나서주어 은행알, 잣 알처럼 톡톡 터지던 웃음 알갱이 기쁨 알갱이들우리 남은 가을 중에 그런 날 몇 날이나 될지 하나 둘 옷 벗는 잎새들이야 가을로 돌아서든 말든 추억을 퍼 담는 그들 틈에서 나도 찰칵, 행복을 찍고 온 하루 가슴 가득 묻혀온 행복 바이러스는 한동안 요긴이 유용할 테지
아름다운 날에 아름다운 사람들이 머문 아름다운 곳, 그 곳에 남겨 둔 내 고운 추억 잎새는 오래토록 선명히 나부끼리라
명작이 숨쉬는 저 가을 속으로 첫사랑의 눈동자처럼 반짝대던 윤슬의 그 강 너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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