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시리도록 하늘이 파란 날엔
허공에 대롱이는 능금을 따러 가네
십 리 길 학교를 백 리처럼 걸으며
아삭아삭 베어 물던 사과 한 입
붉을 홍, 구슬 옥, 이름도 예쁜 홍옥이었지
하늘이 너무 높아
땅 위의 점 点 같던 꼬마가
황톳길 따라 하늘을 이고 올 때면
꼴깍 침 넘어가던 사과 맛처럼
세상은 온통 단맛 덩어리뿐인 줄 알았었지
그 단맛 세월에 씻기어
쓴맛 된 적 많았어도 접어둔 날개
다시 펴 보면 또 마음 부풀어 와
붉은 능금 빛에 가슴 적실 일 더 있지 싶다
황톳길 머얼리 세월을 이고
이 먼 길 와 있어도 그 붉은 빛에
가슴 적실 일 분명 더 있지 싶어
마음이 부시도록 하늘이 높은 날엔
허공에 대롱이는 그리움을 따러 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