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간 같은 열기 속으로 뜨겁게 다가선 나날들 그 불기둥 앞에 용암인들 온전하랴만
이왕 다가선 김에 흥건히 몇 말의 땀, 더 쏟고 나면 마음 한켠의 풋 잎도 완숙히 채색될 테니 그만한 수행이 또 있으랴
송이송이 여름을 채운 포도가 마을로 내려와 농익은 씨주머닐 털어대면 삶 한켠의 쓴맛도 뭉근히 달아질 테니 그만한 담금질쯤은 기꺼이 감내해야지
모든 길은 무릇 로마로 통하듯 진지한 삶의 열매 또한 대장간의 여름 없이는 취할 수 없음을 대장장이 같은 여름에게서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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