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선화님 (향린 박미리님)
[스크랩] 소낙비
깜비깜비
2015. 8. 14. 22:14
소낙비 / 향린 박미리
멀쩡한 햇살만 믿고
비 설거지 못한 빈집들
고래 숨통처럼 벌려둔 창으로
빗 가락이 타넘는다
엘리뇨와 라니냐가 합세하여
여우로 둔갑이라도 했는지
여우도 그런 여우 없을 만큼
보이는 옷자락마다 실버들처럼 휘감겨도
밖에서 동동 애만 태울 밖에
인생의 행길 또한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던 적 한 두번이랴
비 온 뒤 여문 땅을 밟자면
실버들에 칭칭 감긴들
고래 숨통이 물바다가 된들
무엇 대수랴
한바탕 퍼붓김 뒤엔
벙어리 냉가슴도 울화통 속내도
옥양목처럼 뽀송할 테지
출처 : 열 린 바 다
글쓴이 : 향린 박미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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