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비깜비 2015. 8. 10. 22:49

       

       

                                         애  월 / 향린 박미리

       

       

       

       

                                          잘 자란 마늘밭 타고

              해풍도 선선히 쉬어 가는 곳

              *애월 애워리


              덩그러니

              집지키던*정낭도

              *삼춘을 기다리다

              파도 결에 잠드는
              고즈넉한 해안가 마실
              애월 애워리

              여느 해촌과

              다를 바 없어도
              한 번 들으면 안 잊힐 그 이름 

              한 시절 한량님들

              귀 꽤나 번쩍였겠다

               

              반달 같은 포구에
              달 그림자 어리면

              그 옛날 그 옛날에

              글 짓고 묵화 치던 여인의

              사랑 사 史 한 자락
              들려올 법한,

               

              리기도 하여라
              그 이름

              월 애워리


               



              *애월: 제주 서쪽에 있는 포구 마을
              *삼춘: 촌수 없는 마을의 남녀 어른들을 대부분 그리 부름
              *정낭: 육지의 대문 격으로 집 입구의 양쪽에
              구멍을 뚫은 돌이나 나무를 세우고 나무를
              가로로 걸쳐 놓은 것을 이르는 제주의 방언

       

 

 

출처 : 열 린 바 다
글쓴이 : 향린 박미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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