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선화님 (향린 박미리님)
[스크랩] 행복한 가을 병 病
깜비깜비
2014. 10. 15. 22:20
행복한 가을 병 病 / 향린 박미리
눈 닿는 곳 마다
빨간우체통인 이 가을엔
한 잎 갈대마저 그리움을 앓느라
관절을 뚜둑거리고
발 닿는 곳마다
떠나는 것 뿐인 거리엔
한 줄기 바람마저도
흥신소를 차린 듯 분주하다
부쳐도부쳐도 답없는 사연들
수소문하며 길 나서는 걸 보면
아, 정말 가을은 가을이다
그 곁을 스치는 나는 또
이름모를 역으로 떠밀려 가고...
늘 그랬듯이 그래봐야
오르지도 내리지도 못하고
멀어진 기적소리만
응시할 뿐이지만
아직도
기다려 줄 누군가가 있다는듯
가을로 가는 기차를 기다린다
영혼이 통통 通通해질
행복한 가을 병 病 안고
출처 : 열 린 바 다
글쓴이 : 향린 박미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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