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선화님 (향린 박미리님)

[스크랩] 마지막 정 情

깜비깜비 2014. 8. 20. 22:41

 

 

 

 

 


                마지막 정 情 / 향린 박미리

                   

                  푸시시 여름 불 꺼지는 소리
                  후련함 뒤로 아쉬움 묻어나
                  내 마음이 따라간 빗방울 거리

                  열판의 여름을 훑고간 한바탕 외침
                  그 뜨겁던 날, 안녕이라고...
                  유리창에 새겨진 작별의 말들
                  내 마음 타고 흐를 때

                  하늘의 잔을 받아든 숲들은
                  불침번 서던 인고의 시간을
                  몸속으로 꾹꾹 밀어 넣으며
                  여름날의 건배를 외친다

                  지친 매미도 날아간 지금은
                  애증을 놓아야 할 여름의 끝이건만
                  뜨거워 죽겠다던 그말 다 빈말처럼
                  님처럼 붙들고 싶은 여름날의 정

                  그 정이 못내 아숴워도
                  인간사, 계절사 모두가
                  작별 앞에선 속수무책이므로

                  간다는 여름 어쩌지 못하고
                  빗물처럼 그저 유리창에다
                  내 마음의 인사만 쓰고 있다

                   

                           

                   

                  출처 : 열 린 바 다
                  글쓴이 : 향린 박미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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