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선화님 (향린 박미리님)
[스크랩] 12월의 그대에게
깜비깜비
2011. 12. 14. 01:42
12월의 그대에게 /향린 박미리
화장지운 여인처럼 초췌한12월의 거리위로 겨울비가 내리네요
나무위의 한잎까지 긁어 내리며 계절의 마침표를 찍고 있는 빗줄기 속으로 마음 포구에 정박해둔 그리움의 배를 띄워 봅니다
겨울을 적시는 빗물의 포구.... 봄비와는 그 반대적인 감성에 마음이 허허롭기도 하지만 머지않아 피어올 눈꽃을 기다리며 내마음의 풍경을 그리움으로 채워 봅니다
지워지고 떠나는것 많은 이 맘때면 믿기지 않는 중년의 나이처럼 실감나지 않는 것들이 참 많기도 합니다
상실감, 아쉬움, 무상함..등등 별로 달갑지 않은 감정들만 이계절의 배경처럼 깔리워져 마음부풀던 봄날보다는 웃을날이 적어서 슬플지라도
그럼에도 삐에로처럼 실없이 웃기도 하면서 아직 열리지 않은 판도라의 내일들을 기다리다 보면
가끔씩 횡재처럼 찾아와 주는 환희의 순간과 조우할날 있을테지요
삶이 별거 없다고들 해도 분명 별것이 많아서 사는 세상이므로 혹여라도 그대의 어깨가 무겁다 하여 쉬이 열정을 유기하거나 사랑을 유기하는 일은 없기로 해요
가슴시린 12월에도 행복동으로 향하는 기차는 달리고 있을테니
그 기차에 탑승한 설레임의 손님되어 매일매일 가슴의 불씨를 일구며 사는 따뜻한 우리였으면 좋겠습니다
그리하여 마음 부풀던 그봄처럼 기다릴것 많은 나날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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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열 린 바 다
글쓴이 : 수선화2006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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