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선화님 (향린 박미리님)

[스크랩] 넝쿨........

깜비깜비 2011. 11. 5. 00:35



 

 

넝쿨 / 향린 박미리



놓치면 끝일듯한 절박함으로

나무둥칠 휘감은 저 붉은 손


공생인듯 기생인듯
온 몸으로 엮어댔으니
어지간한 우풍엔 끄떡없겠다


하는 쪽쪽 거덜났던 사랑도
저처럼 절박히 휘감았다면
떠나고 남겨질 일 없었을지 몰라

한 사람 마음속에 붙박이 되자면
그만한 무모함 없이
그만한 생채기 없이
어찌 온전한 사랑을 메 달 수 있으랴


널부러진 마음 순筍
서로서로 얹어가며
공생과 기생을 포용하는 일,

그것이 사랑이고 인생일텐데

여찌껏 뻗어낸 내 마음의 넝쿨은

뉘 가슴 어디쯤 오르고 있을까

 

 

 

 


 

출처 : 열 린 바 다
글쓴이 : 수선화2006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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